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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구시쿠(御城)이야기

과거 슈리 사람들이 ‘우구시쿠(御城)’라고 부르며, 경애의 눈으로 우러러 본 슈리성.
슈리성과 그 주변에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 주는 역사 에세이.

Columu

정전 옥좌에 그려진 꽃
클레마티스에 관한 이야기

기록에서는 정전 2층을 우후구이(大庫理)라고 하는데, 그 중앙에는 슈미단(須弥壇)이라고 해서 바닥보다 높은 부분이 있고, 거기에 임금님의 옥좌가 있습니다. 슈미단 주위에는 고란(高欄)이라고 하는 검은 난간이 있는데, 이 난간에 꽃이 그려져 있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검은 옻의 바탕색에 확연하게 눈에 띄는 금색선으로 ‘클레마티스 꽃’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금색선은 침금(沈金)이라고 하는 칠기 제작의 전통적인 기법 중 하나로, 그 옻 기법으로 클레마티스 꽃이 그려져 있습니다.

클레마티스는 장미나 등나무 꽃과 함께 영국식 가든에 많이 사용되는 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실제 동아시아에서는 문헌사료에 철선(鐵線)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꽃입니다. 이 철선은 원래 중국이 원산지인 꽃으로, 중국에서 서양으로 전해질 때는 클레마티스라고 불렸고, 한반도에서 일본 본토와 류큐에 전해질 때는 중국어 표기와 같은 철선이라는 명칭으로 전해진 꽃입니다.

류큐왕국의 임금님 옥좌에 영국식 가든에 등장하는 꽃이 그려져 있다니 좀처럼 믿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중국이 원산지인 철선은 에도 시대에 그 꽃무늬가 공예품이나 여성의 고소데 등과 같은 의상 디자인으로 일본 본토에서 크게 유행했고, 그 영향을 받아 류큐에서도 철선의 꽃무늬가 디자인으로 공예품이나 의상에 도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클레마티스도 이전 회에 이야기한 정전 2층의 임금님 옥좌 아래 우목판에 그려진 포도나 다람쥐와 마찬가지로 류큐 사람들은 진짜 꽃을 본 적도 없겠지만, 류큐의 화가들은 일본 본토의 유행을 민감하게 받아들여 당시 유행하던 철선의 도안을 가져와 정전 옥좌에 그렸을 것입니다. 현대적인 표현을 하자면, 에도나 그 위쪽(간사이 지방)에서 유행하는 ‘최신 모드’로 옥좌의 무늬를 새겼다고 할 수 있겠지요.

임금님의 옥좌 아래에 그려진 포도와 다람쥐는 중국에서 전래된 무늬이고, 옥좌 난간에 그려진 클레마티스는 원래 중국이 원산지인 식물이지만 일본 본토에서 유행한 후에 류큐로 전해진 디자인이므로, 어쩌면 류큐인들은 일본 고유의 무늬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 때문에 임금님의 옥좌에 중국의 무늬와 일본의 무늬를 균형 있게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과 중국 사이에 가로로 길게 누워 있는 난세이 제도에 있었던 왕국만의 배려가 아니었을까요? 진실은 먼 류큐왕국 시대 저편에 있기에 옥좌의 디자인 조합에 대한 비밀을 지금 와서 정확히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그 당시 류큐 사람들의 생각을 상상하면서 슈리성 정전을 견학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슈리성 정전 옥좌에 그려진 꽃을 꼭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우에즈 야스유키)

정전 2층 우사스카(御差床)와 우사스카 고란(高欄)에 그려져 있는 클레마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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